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두바이 쫀득 쿠키

두바이 쫀득 쿠키라는 단어에서 주인공은 누구인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. 쫀득하긴 한데 쿠키는 아니고, 이게 진짜 두바이에서 온 건지도 확실치 않습니다. 오리지널리티를 따지기엔 저도 사실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는 근본 없는 사람입니다. 그냥 누군가 옆에서 호들갑을 떨면 따라 하기 싫어하는 닫힌 마음의 소유자일지도 모릅니다. 이제 말차의 시대는 저물고 또 다른 무언가가 등장하겠죠.. 사실 다음 유행이 조금 기다려지기는 합니다.


저도 두바이 쫀득 쿠키가 되고 싶지만 저에게는 카다이프가 없습니다.

예전에는 있는 줄 알았고, 있어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. 이렇게 유행에 뒤처진 아저씨가 되어가나 봅니다. 오늘 여기 무대 위에 있는 다섯 명의 아저씨들을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갑자기 쑥스러워집니다. 여러분들께 선물로 갓 만든 탕후루라도 가져올 걸 그랬어요. 참고로 여기 다섯 명은 모두 두쫀쿠를 먹어봤고 저는 맛있다고 생각합니다.


오늘 여기 오신 분들은 아마도 두쫀쿠를 드시러 오신 게 아니고, 몸에 좋은 콩 박힌 백설기를 찾아오신 걸까요? 심심하고 따뜻한, 이가 덜 썩을 것 같은 맛을 찾고 계신다면 잘 오셨습니다. 한 끼를 든든하게 부담 없이 때우기에도 모자람이 없고 영양가 높은 콩도 들어있습니다. 자극의 시대에서 이렇게 심심함을 추구하는 분들과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.


언젠가 돌고 돌아 백설기의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. 그전에 백설기에 두쫀쿠 정신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, 저에게 백설기는 백설기다워야 합니다. 몇 입 뜯어 먹힌 채 투박한 비닐봉지에 담겨서 콩알만 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는, 옛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쫀득함의 원조 조선 쫀득 설기. 누가 뭐래도 우리들은 고집스럽게 투박함을 좇아야 합니다. 천천히 우아하게.

 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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