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노보노와 돌멩이
- 오존O3OHN

- 5일 전
- 1분 분량
가끔 마음속의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기분을 느낀 적 있으신가요?
꽤 오랫동안 지녀온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깜빡이더니 이제는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.
요새는 뭔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금방 식어버려서 예전처럼 깊이 파고드는 경우가 적어졌습니다. 좋아 보이는 것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등장해서 뭘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금방 흐릿해지곤 합니다. 이러다 취향이 없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생깁니다.
상상력과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자리는 걱정과 망상이 비집고 들어와 자리하고 있습니다. 초등학생 때 교실에 멍하니 앉아 창문이 로봇으로 변하는 생각을 하다가, 언젠가 이 상상력이 멈추는 때가 올까?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. 유난히 그 순간이 오래 남은 것을 보니 이미 그때도 뭔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. 쓸모 있는 생각만 고집하다 보니 점점 더 메말라가는 마음이 느껴집니다.
얼마 전 봤던 보노보노의 대사가 떠오릅니다.
애타게 찾던 돌멩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진 않았을까 걱정하며, “부서질 순 있어도 진짜로 사라진 건 아니지 않을까? 점점 작아질진 몰라도 그래도 남아있지 않을까? 십 년이 지나도 그래도 있지 않을까? 백 년이 지나도 그래도 있을 것 같아.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아. 그냥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모르는 것뿐일지도 몰라.”라고 말합니다.
보노보노의 가르침처럼 우리가 지녔던 마음들은 어딘가에 남아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. 어쩌면 잘게 부스러져 제 안에 소화된 게 아닐까요? 영양분으로 키가 크듯이 마음이 커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. 여태껏 먹은 멸치와 우유가 전부 소용없진 않았을 겁니다.
유부가 들어간 우동